오래 속초에 사는 사람들 중에도 속초 외옹치항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. 근처에 있는 유명한 대포항에 가려지고 워낙 조그만 포구라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이다.
나도 서울에서 살다가 휴가 때 속초에 왔다가 여기사는 오랜 친구가 데려가서 알게 되었다. 이름은 항구지만 그곳에 적을 둔 어선이 서너척이 될까 싶고, 그 배들도 근처 해안에서 조업을 하는 작은 배였다.

친구는 여기가 조용해서 좋다고 하는 말에 공감하면서 좋은 곳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었다. 그 이후로도 속초에 올 때마다 하나밖에 없는 횟집 평상에 앉아서 잡어회에 소주를 기울였었다.
그런데 요즘은 분위가 완전히 달라졌다. 속초해변길에서 대포항으로 연결되는 해안로와 <바다향기로>가 생기면서 예전의 그 호젓하던 분위기는 간데 없어져서 서운하게 되었다.
지나고 보니까 외옹치항같이 사람들에게 잘 아려지지 않은 감추어진 곳이 보물 같은 곳이었다는 생각이 든다.
그 때 그 분위기, 날 그날 잡아서 넣어 놓는다는 파란색 수조와 물고기들, 횟집에 어울리지 않는 평상 아니 잘 어울렸던 평상, 그리고 그 풍경을 만드는 사람들, 횟집 아주머니, 투박한 손이 기억나는, 아마 그 작은 어선의 선주였을 주인 아저씨.

나는 가끔 그 풍경의 일부가 되어서 부대끼던 일상에서 벗어나는 행복을 누렸었다. 밤 늦은 시간까지 친구와 몇 번이고 우려먹은 지난 시절을 떠올리면서 다시 어린 날로 돌아가곤 했었다.
지금은 그 친구는 속초를 떠나가고 나는 속초에 와서 산다. 우리가 다시 만나뎐 대포항 끝부분의 곶에 숨겨져 있는, 아담하고 조촐하여 안심이 되었던 외옹치항을 찾게 될 것같다.
예전의 그 분위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는 추억만으로도 소주 한 병은 거뜬할 것 같다.

같이 읽으면 좋은 정보
